2026.10.19

개인사

라이프

먼저 아침 산책을 시작했다

2026.10.19 · 개인사

장고 끝에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회사 생활을 8년 넘게 하며 여러 감정들을 품고 또 흘려보냈다. 한때는 나름의 문제의식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기도 했었을 것이다. 어느샌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써만 일하는 느낌이 들어 답답함이 커졌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는데 나만 유난인가 싶다. 그래도 이왕에 결정을 했으니 일에 대해 새로 정의를 내리면서 그동안 직장 핑계를 대며 해보지 않았던 나름의 시도를 펼쳐보련다.

출근하는 사람들 사진

특별한 이직 계획 없이 쌩으로 퇴사하면 어찌 되는가? 주변의 걱정 어린 시선을 받을 때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지만 곧 홀로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배부르고 등 따스우면 엉뚱한 상상을 하고 쉽게 불안에 사로잡히는 백수. 불안형에게 적합한 해결책은 몸을 고통스럽게 굴리는 데에 있다.

열차가 떠나고 혼자 남은 남자 사진

회사 출근은 그 자체로 아침에도 몸을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장치였다. 퇴사한 후에는 더는 그런 게 없으므로 그 장치를 내가 직접 만들어야만 했다. 평소에 말만 하고 의지가 약하다면 강제로 수행하도록 셋업해두는 게 우선이다. 특히 나 같은 인간은 소비를 먼저 해둬야 그게 아까워서라도 한다. 결국 러닝에 필요한 물품을 우다다 샀다. 아디다스, 유니클로가 붙은 쇼핑몰이 집 근처에 있었으니 이건 분명 합리적인 소비라고 자평해본다.

집 앞 산책길 사진

집단을 떠나 혼자가 된 지금은 각오만큼이나 새로운 환경을 갖추는 게 중요해진다. 그렇게 아침에 산책부터 하기로 했다. 집 앞 조그마한 하천변에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제 내 아침은 걷는 것부터 시작한다. 운동과는 백만 광년 떨어진 내 몸뚱이를 산책으로 풀어본다. 이 아침 산책이 머지않아 몇 킬로 러닝이 되리라 기대한다. 이 조그마한 웹 매거진 창간도 내 기대보다 더 재미난 인생을 내게 선사해 주길. 마음은 가벼운 척, 그러나 사실은 열렬하게 염원하며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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